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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 강의실- 수직선, 그와의 간음/ 김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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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7-21 05:11 조회3,106회

본문

수직선, 그와의 간음

 

 

  

이 수직축에 매달려 있는 용어들이 적절히 배열될 때

마치 마술에 의한 것처럼 의미가 생겨난다.

 

 

  

기억의 첫 페이지에 자리한 흑백의 회화 한 장 

젊은 엄마, 어린 나를 업고 울면서 산등성이 고갯길을 오르고 있다

우리 앞에 펼쳐진 구불구불하고 하염없이 긴 황토 빛 산길  

그 길은 먼저 집을 나선 아버지와 우리 사이를 이어주었고

드디어 우리는  

절벽의 앞에 서서 우리를 기다리는 아버지를 만난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와 절벽은 한 몸이 되고

그 둘은 하나의 수직선이 된다

절벽이 구원의 밧줄로 변하기를 기도하며

나도 흐른다

드디어 아버지도 홀러 한 줄기 강으로 누우신다

강 언덕에 빨강 파랑, 노랑 보라… 들꽃까지 피우시며

  

누가 강가의 푸른 풀밭에 앉아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글 것인가

누워버린 절벽에 걸터앉아 나는 쉰다

드디어 어머니를 젖히고

아버지의 새로운 의미로 다시 태어난다

  

강물은 멈추지 않고

나, 내 딸의 어미가 된다

머지않아 나의 딸이 이 강 언덕을 찾아내겠지

윤기 흐르는 긴 머리 찰랑이며

이 강 언덕에 앉아 있겠지

갖가지 색깔의 꽃들 사이

새롭고 아름다운 그의 의미로.

 

 ​                ―제4시집,  『시간은 직유 외엔 그 어떤 것으로도 나를 해석하지 말라하네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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