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여관 / 이현호 (国際旅館 / 李賢浩)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0-27 21:23 조회3,766회관련링크
본문
국제여관
너를 경(經)처럼 읽던 밤이었지
낯선 문법에 길 잃고 자주 행간에 발이 빠져
시든 줄기 같은 문맥을 잡고, 점자인 양 널 더듬거렸지
창틈으로 난입하는 빗소리에 글자들 번져
점점 눅눅해지는 어둠 헤치며, 너를 읽어 내려갔지
폐허가 된 역사(驛舍)에서 너의 그림자,
검은 장미 숲으로 떠나는 열차 기다리며
산문적이었던 삶의 비문(非文)들 생각했지
레코드판같이 돌아가는 밤하늘 아래
안개는 가로등 불빛을 한 뼘 비켜 흐르고
역사(歷史)가 되감겨와, 가물거리는 한 구절 경을
늘어진 테이프처럼 읊조렸지
마지막 페이지를 새긴 열차는 끝내 오지 않고,
어둠의 깊이만큼 경은 또 한번 두꺼워지는
国際旅館
李賢浩(イ・ヒョンホ)
君を経のように読んだ夜だった
見慣れぬ文法に彷徨い、幾度も行間に足を取られ
枯れた幹のような文脈を掴んで、点字のように君を触った
窓の隙間から入り込む雨音に字がにじんで
だんだん湿ってくる闇をかき分け、君を読み下して行った
廃虚になった駅舎で君の影、
黒いバラの森へ立つ列車を待ちつつ
散文的だった生の非文を考えた
レコード盤のように回る夜空の下
霧は街灯の灯りの一指尺横を流れ
歴史が巻き戻されて来て、かすかな経の一句を
伸びたテープのごとく口ずさんだ
最後のページを刻んだ列車はついに来ずに、
暗闇の深さほど経はもう一度厚くなる
이현호
2007년 월간 『현대시』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 『라이터 좀 빌립시다』가 있다. 시인이자 북에디터, 문화기획자 등으로 활동하며 원고지 안팎에서 시를 쓰고 있다.
李賢浩(イ・ヒョンホ)
一九八三年、忠清南道全義生まれ。秋溪芸術大学文芸創作学科を卒業し、高麗大学国語国文学科大学院文芸創作専攻で修士課程を卒業した。二〇〇七年、月刊詩誌《現代詩》の〈新人推薦作品賞〉を受賞して文壇デビュー。二〇一四年、詩集『ちょっとライターを拝借します』を刊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