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귀 / 마경덕(本の耳 /馬敬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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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0-26 21:25 조회3,95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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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의 귀
마경덕
책의 귀는 삼각형,
귀퉁이가 접히는 순간 책의 귀가 태어나네
주차표시 같은 도그지어*
졸음이 책속으로 뛰어들면 귀가 축 처지는 책
킁킁거리며 손가락을 따라가던 책은 그만 행간에 주저앉네
순순히 귀를 내주고
충견처럼 그 페이지를 지켰지만 해가 가도
끊어진 독서는 이어지지 않고 책의 심장에 먼지만 끼었네
귀 접힌 자리마다 쫑 메리 해피 도꾸 누렁이…
쥐약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 눈빛이 생각나 눈에 든 문장에 밑줄을 긋네
쫑긋, 귀를 추켜들지 못하고 아무에게나 꼬리를 흔들고 가랑이에 바르르 눈치를 밀어 넣던 비굴한 이름들
흘러내린 두 귀를 실로 묶다가 본드를 발라본 적 있네
셰퍼드처럼 진돗개처럼 자존심을 세우지 못한
아비도 모르는 개들은
마루 밑 신발짝이나 물어뜯다가 복날에 하나 둘 사라졌네
순한 책의 귀,
녀석도 잡견이네 침을 묻혀도 짖지 않고 책장을 찢어도 물지 않네
누군가의 손짓을 따라가 집을 잃은 책들은
귀를 펴고 또 다른 주인을 섬기거나, 귀를 접고 헤어진 주인을 그리워하거나
*도그지어(dog's ear) : 책장을 접어놓은 부분이 강아지 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本の耳
馬敬徳(マ・ギョンドク)
本の耳は三角形、
ぺージの隅が折られる瞬間、本の耳が生まれる
駐車表示のようなドッグイア*
眠気が本の中に飛び込めば耳の垂れ下がる本
鼻を鳴らしつつ指に付いて行った本は、つい行間に座り込む
素直に耳を作って
忠犬のようにそのページを守ったが、年を越しても
途絶えた読書は続かずに、本の心臓にほこりだけ積もった
耳の折られた所ごとに「ジョン、メリー、ハッピー、ドッグ、ヌロンイ*」…
猫いらずで泡を吹いて倒れた目つきが思い出され、目に入った文章に下線を引く
耳をピンと立てられずに誰にでも尻尾を振り、股座に目端を押し入れた卑屈な名前
たち
ずり下がった両耳をひもで縛ってボンドを塗ったことがある
シェパードや珍島犬*のようにはプライドを保てず
自分の父親も知らない犬たちは
縁の下の履物などを噛み千切っていたが土用の日に一匹、二匹と消えた
大人しい本の耳、
こいつも雑種だ 唾をつけても吠えず、ページを破っても噛みつかない 誰かの手
まねきに従って家を失った本たちは
耳を伸ばして他の主人に仕えたり、耳を折って別れた主人を恋しがったり
<著者注>
*ドッグイア(dog’s ear): 本を折り曲げた部分が犬の耳のようなので付けられた名前。
<訳注>
*ジョン、メリー、ハッピー、ドッグ、ヌロンイ:韓国で昔、犬をこうした名前で呼んだ。各々、ジョン(John)、メリー(Mary)、ハッピー(happy)、ドッグ(dog)、ヌロンイ(赤犬)という意味である。
* 珍島犬(Korean Jindo Dog): 韓国全羅南道珍島原産の犬種の一つ。ピンと立った耳、くるっと巻き上がった尻尾などが特徴であり、毛色のパターンは白色、フォーン(fawn)、グレー、ブラックアンドタン(black and tan)、ブリンドル(brindle)の五種。韓国の天然記念物に指定されている。
마경덕(馬敬徳(マ・ギョンドク))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신발論』『글러브 중독자』『사물의 입』
현재 시 창작 강사로 활동 중
번역 : 韓成禮(ハン∙ソンレ)
1955년 전북 정읍 출생. 세종대학교 일문과와 동 대학 정책과학대학원 국제지역학과(일본학)를 졸업했다. 1986년『시와 의식』신인상으로 등단했고, 한국어 시집『실험실의 미인』, 일본어 시집『감색치마폭의 하늘은』『빛의 드라마』등이 있으며, ‘허난설헌 문학상’과 일본에서 ‘시토소조(詩と創造) 상’을 수상했다.
번역서로는『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파도를 기다리다』『달에 울다』『악의 교전』『아라비아 밤의 종족』『백은의 잭』『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스트로베리 나이트』『어릴 적에 두고 온 것들』, 하이쿠시집『겨울의 달』등 다수. 그 외에도 정호승, 안도현 등 한국 시인의 시집을 일본어로 다수 번역했다. 현재 세종대학교 정책과학대학원 국제지역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