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흙 / 마경덕 (驚いた土/馬敬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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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0-26 21:08 조회4,01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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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흙
마경덕
뒤집힐 때 흙도 놀란다
쟁기 삽 괭이 호미 쇠스랑 포클레인… 누가 제일 먼저 괭잇날에 묻은 비명을 보았을까
낯빛이 창백한, 눈이 휘둥그런
겨냥한 곳은 흙의 정수리거나 잠든 미간이거나,
흙의 표정을 발견한 누군가의 첫 생각, 그때 국어사전에 놀란흙이라는 명사가 버젓이 올라갔다
흙의 살붙이, 지렁이 땅강아지 개미 두더지
그것들이 가랑이를 헤집어 집을 짓고 길을 내도 놀라지 않는다
나무뿌리, 바위뿌리에도 덤덤한 흙이
사람만 보면 왜 그리 놀라는지,
흙의 나라
태초에 그곳에서 태어난 사람을 닮은 흙의 심장은 사람을 잘 알고 있다
공사장 주변, 포클레인이 파헤친 땅
매장된 산업폐기물을 껴안고 까맣게 죽어있었다
싱싱하던 흙빛은 흑빛이었다
소심하고 겁 많은 아버지는 흙집으로 들어가
더는 놀라지 않고,
나는 아직 살아있다. 그래서 자주 놀란다
驚いた土
馬敬徳(マ・ギョンドク)
ひっくり返る時、土も驚く
鋤、シャベル、鍬、草取り鎌、鉄の熊手鍬、ショベルカー… 誰が一番最初に鍬の刃に付いた悲鳴を見ただろうか
顔色が青白くなって、目が丸くなった
狙ったところは土の脳天だったり眠った眉間だったり、
土の表情を発見した誰かの最初の思い、その時、国語辞典に「驚いた土」という名詞が公然と載った
土の血族、ミミズ、おけら、アリ、モグラ
それらが股座を引っ搔いて家を建て、道をつけても驚かない
木の根、岩根にも淡々とした土が
人を見るとどうしてそんなに驚くのか、
土の国
太初にそこで生まれた人に似た土の心臓は人を良く知っている
工事現場の周り、ショベルカーが掘り返した土
葬られた産業廃棄物を抱え込んで真っ黒に死んでいた
みずみずしい土の色は黒色だった
小心で臆病な父は土の家に入り
もうこれ以上は驚かず、
私はまだ生きている。それで頻りに驚
마경덕(馬敬徳(マ・ギョンド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