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 마경덕 (空き家/馬敬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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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0-26 21:21 조회3,78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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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마경덕
마당에 깔린 그늘이 한 자루다
마루 밑에 웅크린 어둠은 몇 가마니의 무게로 늙었다
먼지 낀 시간위에 됫박으로 씨를 뿌린 잡초들
이곳에서 적막은 거름으로 쓰인다
뒷목이 서늘한 추녀 끝
그늘에 묶인 씨종자들 서로의 머리채를 붙잡고
단단한 고요의 매듭에 피가 마른다
겨울의 발톱이 빠지고 뒤꼍에 잔풀이 돋아도
사람의 흔적은 폐허로 남았다
눈이 침침한 대추나무
절구통 밑으로 굴러간 묵은 대추 몇 알 더듬는 봄날
장대를 휘두르며 빈집을 다녀간
바람의 성대만 늙지 않았다
空き家
馬敬徳(マ・ギョンドク)
庭に敷かれた陰が一本になっている
縁側の下にうずくまった闇は、俵のいくつかのように重く老いていく
ほこりの付いた時間の上に、ふくべで種を蒔いて育った雑草
ここに広がる静寂さは、肥しになっている
稲扱きの後がひんやりとした軒先
陰に縛られた種たちは、互いの髪をつかみ
堅固な静けさの節で、ひどく苦しそうだ
冬の足爪が抜けて裏庭に若葉が芽生えても
人の跡は廃墟になって残った
目のかすんだナツメの木
臼の下に転がったいくつかの古いナツメを手探りする春の日
竿を振り回しつつ空き家を訪ねて行った
風の声帯だけが老いていなかった
마경덕(馬敬徳(マ・ギョンド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