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입 / 마경덕 (水の口 / 馬敬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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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0-26 21:01 조회3,93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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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입
마경덕
돌멩이를 던지는 순간
둥근 입 하나 떠올랐다
파문으로 드러난 물의 입
잔잔한 호수에 무엇이든 통째로 삼키는 거대한 식도(食道)가 있다
물밑에 숨은 물의 위장
찰나에 수면에 닫히고
가라앉은 것들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물가에서 몸부림치던 울음을 지우고 태연한 호수
계곡이며 개울을 핥으며 달리다가
폭포에서 찢어진 입술을 흔적 없이 봉합하고
물은 이곳에서 표정을 완성했다
물속에 감춰진 투명한 찰과상들, 알고 보면 물은 근육질이다
무조건 주변을 끌어안는
물의 체질
그 이중성으로 부들과 갈대가 번식하고 몇 사람은 사라졌다
물의 얼굴이 햇살에 반짝인다
가끔 허우적거림으로 깊이를 일러주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잔잔한 물의 표정을 믿고 있다
水の口
馬敬徳(マ・ギョンドク)
石ころを投げる瞬間
丸い口が一つ浮かび上がった
波紋になって現われた水の口
静かな湖に何でも丸ごと呑み込む巨大な食道がある
水面の下に隠れた水の胃腸
刹那に水面で閉まり
沈んだものたちは容易く浮かんではこなかった。
水際で身もだえた涙をぬぐって平然とした顔の湖
渓谷や小川を嘗めて走り
滝の水で破れた唇を跡形もなく縫合し
水はここで表情を完成した
水の中に隠れてた透明な擦り傷、そう言えば水は筋肉質だ
無条件に周りを受け入れる
水の体質
その二重性でガマとアシが繁殖し何人かは消えた
水の顔が日差しに輝く
時折あがきながら深さを教えてくれるが
人々は相変わらず静かな水の表情を信じている
마경덕
약력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신발論』『글러브 중독자』『사물의 입』
현재 시 창작 강사로 활동 중
gulsame@naver.com
역자: 韓成禮(ハン∙ソンレ)
1955년 전북 정읍 출생. 세종대학교 일문과와 동 대학 정책과학대학원 국제지역학과(일본학)를 졸업했다. 1986년『시와 의식』신인상으로 등단했고, 한국어 시집『실험실의 미인』, 일본어 시집『감색치마폭의 하늘은』『빛의 드라마』등이 있으며, ‘허난설헌 문학상’과 일본에서 ‘시토소조(詩と創造) 상’을 수상했다.
번역서로는『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파도를 기다리다』『달에 울다』『악의 교전』『아라비아 밤의 종족』『백은의 잭』『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스트로베리 나이트』『어릴 적에 두고 온 것들』, 하이쿠시집『겨울의 달』등 다수. 그 외에도 정호승, 안도현 등 한국 시인의 시집을 일본어로 다수 번역했다. 현재 세종대학교 정책과학대학원 국제지역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