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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ce with the Evening/ Young-eun, Kang 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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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0-27 11:07 조회3,243회

본문

저녁과의 연애

 

 

저녁의 표정 속에 피 색깔이 다른 감정이 피었다 진다

보라 연보라 흰색으로 빛깔을 이동시키는 브룬스팰지어자스민처럼

그럴 때 저녁은 고독과 가장 닮은 표정을 짓는 것이어서

팔다리가 서먹해지고 이목구비가 피었다는 사실을 잠시 잊는다

 

여럿이 걸어가도 저녁은 하나의 눈동자에 닿는다

빛이 굴절될 때마다 점점 그윽해져가는 회랑처럼

그럴 때 저녁은 연인이 되는 것이어서

미로 속을 헤매는 아이처럼 죽음과 다정해지고

골목이 점점 길어지는 것을 목격하기도 한다

 

화분이 나뒹구는 꽃집 앞에서 콜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당신이 생각나기도 한다

내일이면 잊혀 질 메모지처럼 지루한 시간의 미열처럼

그럴 때 저녁은 연애에 골몰하는 것이어서

낡은 창틀 아래 피어 있는 내가 낯설어진다

 

어느 저녁에는 내가 없다

이내 속으로 풍경이 사라진 것처럼

저녁이 남기고 간 자리에 나는 없더라는 말

그럴 때 저녁은 제가 저녁인 줄 모르고 유리창 속으로 스며든다

혼자라는 위로는 불현듯 그때 수백 개의 얼굴로 찾아온다

 

 

 

 

Romance with the Evening

 

 

In the evening’s expression,

An emotion with a differing color of blood blooms and fades.

Like jasmine that shifts the color towards violet, soft violet, white,

In those moments the evening takes on an expression that most resembles solitude.

Thus I forget for a moment that my limbs have become awkward,

And my ears, neck, mouth and nose have bloomed.

 

Though several people walk together, the evening touches one eyeball.

Like a corridor that gets increasingly calm each time light deflects,

In those moments the evening becomes a lover;

I become friendly with death like a child roaming in a maze.

And I witness the alleys lengthen out gradually.

 

While waiting for a call-taxi before a florist where pollen scatters,

I think of you

Like a memo paper that will be forgotten tomorrow,

Like the slight fever of bored time.

In those moments the evening is lost in a love affair.

So I, blooming under an old window-frame,

Become unfamiliar.

 

On some evenings I’m absent;

So, if the landscape has disappeared into my inside,

I’m absent, that is, in the place left behind by the evening.

In those moments, the evening, not knowing it is evening,

Seeps into the window.

The consolation of being alone suddenly comes in hundreds of faces

In that very moment.

 

 

강영은 약력

 

2000<미네르바>로 등단,

시집으로는 <녹색비단구렁이> <최초의 그늘> <풀등, 바다의 등><마고의 항아리> 외 2권,

공동 기행시집 <티베트의 초승달>, <밍글라마, 미얀마>12인영역시집『Faces of the Festival』가 있다.

서울과학기술대학 평생교육원 시창작 강사 역임, ​현재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번역자 고창수 시인

성균관대 영문과 및 동 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했으며(문학박사)

외무부 국제문화협력대사, 파키스탄 대사, 시애틀 총영사를 역임하였다.

1965시문학및 영어시로 미국 문단에 등단했으며,<한국번역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비디오 시네 포엠 Mohenjodaro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미국 독립영화제 Charleston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입선하였다

.비디오 시네 포엠 작품으로 By the Sea』『Hand in the Sun등이 있다.

전 한국영상작가협회 회장.

시집 파편줍는 노래』『산보로』『원효를 찾아』『시네 포엠』『소리와 고요사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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