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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렉탈을 먹는 저녁 / 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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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11 14:00 조회3,774회

본문

주제별 시(인류 보편)

 

프렉탈을 먹는 저녁

 

            -려원

    

 

브로콜리와 양상추를 먹는 저녁

포만과 졸음이 교차하다가 섞이는

이 시간을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

닮은꼴로 태어나고 죽는

일란성의 자연계를 뚝 떼어놓을 수는 없을까.

 

닮은꼴로 너는 내안에 생성되기도

내 안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왜 같은 맛의 음식을 매일 먹고

같은 베개를 베고 같은 시간을 정해 잠깰까.

서로 크기만 다를 뿐

우주의 별과별의 간주로 울고 웃을까

아직 그곳에서 나를 닮으려 유영하고 있는 너

빛나는 것들은 멀어서 그렇다고

너무 밝아서 우리는 서로 눈을 찡그리고

아련한 것들로 눈을 감으려 한다는 것.

 

어린 날에는 왜

큰 상처들만 있는 것일까

인간이어서 인간의 고통이 있고

내가 죽어야 할 죽음을 미리 본다는 것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닮았다는 것.

 

생일은 어떻게 한 살 더 많은 날을

거르지도 않고 찾아오는 것일까.

그러다 버려지는 것일까.

 

 


려원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수료

2015년《시와표현등단

2016꽃들이 꺼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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