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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부풀기 / 권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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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1-01 19:44 조회3,775회

본문

거꾸로 부풀기

 

 

 

 

 

문은 내밀하게 짜여있다

마주치는 정면마다 

달이 녹아내린 뼈다귀로 보였다

먼저 기록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어제의 악몽을 떨쳐버리기로 했다

나는 하나의 생장을 치러 내기로 했다

그 또한 무성하게 길어질 것이다

 

천장에는 눈들이 총총형광 야광지의 일이다

그것은 밤하늘 별자리 대신이었다

뿌리가 부풀고 물이 퐁퐁 솟는 곳

거꾸로 매달린 것들

무엇이든 휘어 감으며 풍성해졌다

난 물구나무 선 탓으로 머리가 무거웠고

아래로 내리는 지하란 그런 곳이었다

 

보이지 않는 벌레에게 천국은 지금일 것이다 

사뿐사뿐 내딛는 울 슬리퍼는 구름

여기저기 수런대는 얘기소리는 바람

태양은 나였으므로 못 들은 척

새는 머리를 박고 노래를 흔들었다

내가 쓴 글은 뿌리 부분이 적나라했다

구멍의 전이가 무럭무럭 자라났으며

매캐한 기록은 먹혀들었다

망가지지 않은 컴퓨터가 다행스럽다

 

모든 걸 삼켜버린 지하는 길쭉한 하늘이었다

이곳에선 뒤집는 역설꾼이 우세했다

벌레들은 달을 갉아먹은 뒤부터 발랄해졌다

검은 털들이 자라고 인간의 발가락도 생겨났다

영민한 벌레들은 조련하려 들며

눈빛들은 날카롭게 변해갔다

 

거꾸로 생장법, 그것이 모든 걸 가두었다

드디어 난 여길 빠져나가기로 결심했다

부엉이 입이 벽을 뚫고 나온 그 때

머리로 두꺼운 창을 깨부수기로 했다

하늘 밖 5톤 트럭은 나를 꺼내 줄 익스프레스

내 몸의 길이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권수찬

 

*약력: 2014년도 문학의 오늘로 등단   

*연락처: 010-6662-8179 

*이메일 주소: gso10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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