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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 / 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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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1-01 19:20 조회4,020회

본문

 

 

 

겨울이라고 말하면 겹겹이 사라지는 것만 같은

그런 숲에 대한 이야기

 

주름진 커튼의 그늘처럼 네 얼굴에선 모반이 자란다 꼭지부터 번지는 곰팡이 모서리부터 적시는 빗방울 그렇게 천천히 밀려오는 것

 

뺨마다

멍울처럼 어둠이 만져질 때

 

이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다 그것은 너의 슬픔이 아니다 눈물의 색은 너의 색 네가 닿은 자리마다 물이 든다 식탁은 식탁의 색으로 바닥은 바닥의 색으로 헐벗은 인형이 거꾸로 처박혀 있곤 했다

 

우리는 이렇게

창문 옆에서 얼어버린 사람들

 

이것은 너의 계절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빗물이 아니다

얼음이 녹고 있고 줄줄 흐르고 있고

 

겨울이라고 말하자 파랗게 떠오르는 얼굴 자작나무 숲에는 흰 달이 뜨고 나무들도 밤마다 뾰족한 꿈을 꾼다 협곡을 달려와 부서지는 피오르드식 이름들

 

 

 


 

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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