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온도 80도 / 한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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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1-30 20:43 조회3,83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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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온도 80도
한이나
지리산 화개골 삼태동의 밤하늘
먹빛광목 한 필에 시계꽃별 좌르르, 한바탕
꿈을 펼쳐 놓았다
화장을 지우고
세속의 냄새를 지우고
곡우 이전 내 손으로 딴 야생차나무 어린 찻잎을
밤 이슥토록 덖었다
이슬 마른 후의 아침 연둣빛 생잎속살
하루 볕살에 시들리고 그늘에 시들려
독을 빼낸,
녹찻잎의 순한 시간을 덖었다
떫지 않은 그리움의 온도 80도,
가마솥 쬐끄만 푸른 잎새의 추억을
두 손으로 움켜 떠 뒤집고 비비었다
은근한 열기도 모이면 뜨겁다
열상에 데이기 직전 한 순간에 손을 빼야 하는,
사월의 우전차 그리움의 향기 덖기
덖는 향 속에
너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움의 푸른 것들은 끝까지 색을 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