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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찾아서 3-백수광부의 처에게/ 이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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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6-26 14:27 조회3,9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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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찾아서 3-백수광부의 처에게​

새도록 누워 뒤척이던 저 강이

새벽을 향해 흘러 내 가슴께에 차 오른다
숙취의 새벽이다 아낙이여
감당할 수 없는 세월을 홀로
마을을 하나씩 일으키고
들판의 곡식을 마저 익게 하라
산은 그대 잘 익은 젖가슴처럼 솟아 있도다
야밤에 융기되는 그대 젖에 의해서
한 사내가 튼튼히 완성되어 왔다
도도히 흐르는 시간
말릴 수 없는 시간의 물결이 흘러간다
내 검은 머리칼 휘날리며 몸을 던졌다 아낙이여
마디마디 쑤시고 저린노래를 불러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노래라도 불러 취해서 바라보면
죽은 것도 산 것도 다를 게 없도다
하나의 계절이 온전히 저물어
말술과 땀으로 온 누리가 젖을 것이다
희끗희끗 세어질 것이다
잊자고 그대 그토록 마셨는가
마셨다 취하였다 다만 내 이대로
잠들고 싶다 기나긴 잠 죽음과 삶이 어우러진 잠을 향해
단호한 몸짓으로 백수의 사내가 도하 하는 날
아낙이여, 오래 울어
아름다운 이여
강이 되어 산 아래 그냥 드러눕는구나
그가 사랑한, 그가 사랑치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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