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연민

본문 바로가기
K-POEM 케이포엠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한국의 시와 시인들

K-POEM의 작품들
장르별 시감상

K-POEM 케이포엠

계절별시

여름 가을 겨울

주제별시

희망 자연 사랑과 연민 인류보편

존재해석시

정신분석학적 기하학적 신화적 존재해석시집

작가별

  •  HOME
  •   >  
  • 장르별 시감상
  •   >  
  • 사랑과 연민
사랑과 연민

아무르 강가에서 / 박정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8-31 15:23 조회5,513회

본문

제19회 소설 시 문학상 수상작

 

 

아무르 강가에서

 

                  

            

 그대 떠난 강가에서

나 노을처럼 한참을 저물었습니다

초저녁별들이 뜨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낮이

밤으로 몸 바꾸는 그 아득한 시간의 경계를

유목민처럼 오래 서성거렸습니다

그리움의 국경 그 허술한 말뚝을 넘어 반성도 없이

민가의 불빛들 또 함부로 일렁이며 돋아나고 발밑으로는

어둠이 조금씩 밀려와 채이고 있었습니다, 발밑의 어둠

내 머리 위의 어둠, 내 늑골에 첩첩이 쌓여 있는 어둠

내 몸에 불을 밝혀 스스로 한 그루 촛불나무로 타오르고 싶었습니다

그대 떠난 강가에서

그렇게 한참을 타오르다 보면 내 안의 돌멩이 하나

뜨겁게 달구어져 끝내는 내가 바라보는 어둠 속에

한 떨기 초저녁별로 피어날 것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초저녁별들이 뜨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야광나무 꽃잎들만 하얗게 돋아나던 이 지상의 저녁

정암사 적멸보궁 같은 한 채의 추억을 간직한 채

나 오래도록 아무르 강변을 서성거렸습니다

별빛을 향해 걷다가 어느덧 한 떨기 초저녁별로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브라우저 최상단으로 이동합니다 브라우저 최하단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