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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꽃을 찾아서 /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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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8-01 10:25 조회4,12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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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꽃을 보러 나, 바다에 갔었네 바다는 앵두꽃을 닮은 몇 척의 흰 돛단배를 보여주고는 서둘러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으므로 나, 사라져 가는 것들의 뒷모습을 아쉽게 바라보다가 후회처럼 소주 몇 잔을 들이켰네 소 주이거나 항주이거나 나, 편지처럼 그리워져 몇 개의 강을 건너 앵두꽃을 찾아 산으로 갔으나 산은 또한 나뭇잎들의 시퍼런 고독을 보여주고는 이파리에 듣는 빗방울들의 서늘한 비가를 들려주었네 남악에서 들려오는 비가를 들으며 나, 또 다시 앵두꽃이 피는 항산을 찾아 떠났으나 내 발걸음 비장했음은, 내 마음속으로 이미 떨어져 휘날리는 꽃잎의 숫자 많았음에랴 그리고 나, 문지방에 앉아 문득문득 앵두꽃에 관하여 생각할 때마다 가보지 않은 이 세상의 가장 후미진 아름다운 구석을 떠올리겠지만 앵두꽃을 보기에 그대만한 장소가 이 세상 또 어디에 있으랴 이제사 고요히 철들어 나, 앵두꽃을 보러 그대에게로 가노니, 하늘 아래 새로운 사실은 없고 그 사실 앞에서 앵두꽃이 피지 않는 곳 또한 없음에랴.

 

            -시집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중에서

                     제19회 소월시문학상 작품집 중에서

 

 

        박정대 시인

 

 

1965년 강원도 정선에서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0년 《문학사상》에 <촛불의 미학>외 6편의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그녀에서 영원까지』외  다수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수상
현재 『목련통신』편집장으로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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