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연민

본문 바로가기
K-POEM 케이포엠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한국의 시와 시인들

K-POEM의 작품들
장르별 시감상

K-POEM 케이포엠

계절별시

여름 가을 겨울

주제별시

희망 자연 사랑과 연민 인류보편

존재해석시

정신분석학적 기하학적 신화적 존재해석시집

작가별

  •  HOME
  •   >  
  • 장르별 시감상
  •   >  
  • 사랑과 연민
사랑과 연민

볼기의 탄력이 떨어질 즈음 사랑도 끝났다 / 정선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1-02 19:26 조회3,983회

본문

볼기의 탄력이 떨어질 즈음 사랑도 끝났다

 

정선

 

 

볼기가 이쁜 남자를 사랑했던 것은

신념이 그 볼기에서 빛났기 때문이지

청바지 밖으로 튕겨나오던 탱탱함

사자 무리를 쫓고 누고기를 뺏어오던 아프리카 부족처럼

바람과 맞짱뜨며 거리를 활보했기 때문이지

내가 존경하던 당신의 신념은

누대로부터 지켜오던 대밭에서 나오는 거라고 확신했지

푸른 즙이 뚝뚝 떨어지면

당신의 볼기는 탄력이 배가되었는데 그만

바람과 수작하던 그날

다물어지지 않은 당신의 입에서는 침이 질질

나는 대나무가 휘어져 꺾이는 소리를 들었지

오늘은 쭈글해진 당신의 볼기짝을 안주로 씹어 보겠어

맛깔난 볼기란 양 볼기짝이 바람까지 물어뜯는

쫀득한 진품을 말하지

당신의 볼기가 한물간 징후는

바람으로 문장을 갈기는 날부터임을

, 혀에서 근성이 빠져나갈 때부터임을

볼기는 헤부작 넙데데 탄력을 잃고 말았어

그것은 입술의 찰진 탄성과 괄약근의 조임과 무관하지 않더군

배출이 헤퍼진 괄약근은 슬프지

당신마저도 돌보지 않아 악어 눈꺼풀처럼 처진

신념과 굴신의 간격에서 갈팡질팡하는 볼기짝을

노을 바라보듯 요구하는 건 형벌이지

, 지금은 조일 때

바람을 빼고 두 볼기짝에 근성을 불어넣자고

볼기가 푸른 신념을 퉁길 때

사랑도 탱탱하게 구르는 법

당신의 볼기를 바라보는 일이 고통스러워

불량하게

내 염통엔 대나무꽃이 피고 있다

 

 

 

<시애 가을호> 

 


 

정선

 

2006작가세계등단.

저서: 시집 랭보는 오줌발이 짧았다에세이집 내 몸속에는 서랍이 달그락거린다

현 종합문예지 계간 문예바다편집장

 


브라우저 최상단으로 이동합니다 브라우저 최하단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