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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같은 눈이 내리지/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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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8-04 07:51 조회4,385회

본문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같은 눈이 내리지

 

너를 껴안고 잠든 밤이 있었지

창 밖에는 밤새도록 눈이 내려

그 하얀 돛배를 타고 밤의 아주 먼 곳으로 나아가면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에 닿곤 했지

나는 한 잎의 불멸

두 잎의 불면

세 잎의 사랑과

네 잎의 입맞춤으로 살았지

사랑을 잃어버린 쓸쓸한 자들의 스산한 벌판에선

밤새 겨울밤이 말 달리는 소리, 위그르 위그르 들려오는데

아무도 침범하지 못한 내 작은 나라의 봉창을 열면

그 때까지도 처마 끝 고드름에 매달려 있는

몇 방울의 음악들,

아침은 멀고

대낮과 저녁은 더욱 더 먼데

누군가 파뿌리 같은 눈발을 사락사락 썰며

조용히 쌀을 씻어앉히는 새벽,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같은 눈이 내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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