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흰/ 김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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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6-26 14:36 조회3,99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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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흰
김인희
강들은 맑게 희어지고
시간의 처음에
희어진
내 사랑 ‘흰’이 돌아오고 있다
우주의 꼭대기, 직각의 마을에 곧 당도할 것이라는 소식이 왔다.
태백의 6월에 하얀 조팝나무꽃 빛무리들이 고원의 들판 가득히 쏟아진다
한강과 낙동강, 두 줄기 강이 여기 ‘큰 흰[太白]’으로부터 흘러 나간 후
밤마다 등을 밝히고 강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곳
멀~리 떠난 강들이 맑게 희어져 돌아오는 계절에
겨울강이 돌아오고 있다
희어진 강, 희어진 계절에 돌아온다던 그와의 약속을 잊지 않으려
내 시집은 온통 잃어버린 겨울강의 형상화로 가득하고
그와 함께 했던 고향의 묘사로 가득하다
강들이 맑게 희어지고
온 우주를 방황하던 그가 돌아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들판과 집들이 모두 ‘흰’을 입을 때
강들이 시작된, 강의 근원 태백의 때에
흰, 말(言語)을 타고 고원을 달려 그가 돌아오는 모습
조팝나무 흰 꽃들을 고원의 들판 하나 가득 거느린 그가
눈부신 하얀 갈기 날리며 강의 근원을 향해 뛰어 오르는 말(言語)을 타고
고원의 들판을 달려오는 모습
마침내 그가 돌아오고 있다
큰 흰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