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같은 눈이 내리지/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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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8-04 07:51 조회4,38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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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같은 눈이 내리지
너를 껴안고 잠든 밤이 있었지
창 밖에는 밤새도록 눈이 내려
그 하얀 돛배를 타고 밤의 아주 먼 곳으로 나아가면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에 닿곤 했지
나는 한 잎의 불멸
두 잎의 불면
세 잎의 사랑과
네 잎의 입맞춤으로 살았지
사랑을 잃어버린 쓸쓸한 자들의 스산한 벌판에선
밤새 겨울밤이 말 달리는 소리, 위그르 위그르 들려오는데
아무도 침범하지 못한 내 작은 나라의 봉창을 열면
그 때까지도 처마 끝 고드름에 매달려 있는
몇 방울의 음악들,
아침은 멀고
대낮과 저녁은 더욱 더 먼데
누군가 파뿌리 같은 눈발을 사락사락 썰며
조용히 쌀을 씻어앉히는 새벽,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같은 눈이 내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