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 이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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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1-02 19:55 조회4,16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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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이현호
어느새 창밖으로
눈은 눈을 덮고 있었다
첫눈이 온다고 하자
우린 첫눈을 모른다고 그는 말했다
처음 본 눈이 기억나니?
기억나지 않는 처음들을 세어보는데
우린 누구의 전생을 살고 있는 걸까
공손을 배워야겠다
첫눈은 첫눈이라고 그는 다시 말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런 얘기 처음이 아닌 거 같아
우리가 언제 만났더라?
창밖으로 방금 지나쳐간 사람의
발자국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무섭게 사랑해야 할 것만 같았다
이현호
2007년 월간 『현대시』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 『라이터 좀 빌립시다』가 있다. 시인이자 북에디터, 문화기획자 등으로 활동하며 원고지 안팎에서 시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