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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푸른 사과/ 최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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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7-20 13:34 조회3,7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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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푸른 사과

 

 

푸른 사과만 열리는 사과나무 한 그루 심고
푸른 사과가 열리기를 기다려왔다
끝내 타지 않으려는 껍질과
끝내 웃지 않으려는 슬픔이
새파랗게 앙다물고 있으면
반드시 붉어진다는 사과들의 가설을 어기고
붉은 사상들을 지나
혼자만 새파란 얼굴 지킬 거라고
푸른 사과를 기다려 왔다

 

푸른 사과만 골라서 사 먹은 적이 있다

뜨겁게 졸이면 무작정 붉어지는
맹목의 순종이 섬뜩해서
전에는 풀의 열매였을지도 모를
풀의 기억 하나만으로
발개지지 않는
사과의 푸른 정신을 사 먹었다
태양을 절취한 둥근 손바닥에
어지러운 듯한 둥근 사과 향
태양보다 그걸 더 사랑했다

나는

                                            ―『사과 사이사이 새』(민음사 2012년)에서

  

 

   최문자 시인

약력​

1943년 12월 25일, 서울특별시 출생

1982년 현대문학 등단

2011년 제2회 한국여성문학상

2009년 제1회 한송문학상

2008년 제3회 박두진 문학상

2007.06~2011.06 제6대 협성대학교 총장 역임

 

시집

『파의 목소리』 2015년 《문학동네​》

『나무고아원』『사과 사이사이 새』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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