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이야기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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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12 07:38 조회3,71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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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이야기
김지혜
바람부는 날에 옥수수밭에 가봤나요
장마의 바람이 불기 시작 하는 날
긴잎들이 서로 부딪히며
사각사각 사그락거리는
옥수수잎들의 이야기를
가녀린 몸매로
온종일 하늘만 쳐다보다 사생아를 가졌는데
연두색 포대기에 겹겹이 싸서 겨드랑이에 감춘 것을 열어보니
태양의 색깔을 쏙 빼닮은 금빛 옥수수들
늦여름
바람이 거칠어지기 시작하던 날 옥수수밭에 가면
몸부림치며 서로의 손을 잡아주며 울던 옥수수 대궁들
겹겹이 싸서 겨드랑이에 숨겼던 애기들은 간데없고
찢어진 옥수수. 긴 잎들의 흐느낌만 온 밭에 가득하네
사각 사각 사그락 사그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