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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세계/ 조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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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1-22 18:34 조회3,421회

본문

오후의 세계

 

조 용 미

 

 

 

토마토는 부드럽게 잘린다

토마토의 한쪽 붉은 살이 웅크리고 있다

푸른 씨와 한데 엉겨 붙어 있는

불그레한 덩어리들

 

접시 위에 토막 난 토마토는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었다

 

오후는 나뭇잎들이 바람을 이리저리

뒤집었다 바로 놓았다 한다

 

칼이 지나가는 자리에 토마토가 가지런하다

토마토의 붉은 속이 미세하게

나뭇잎처럼 흘러내린다

 

차가운 심장이 파랗게 엎드리고 있는

토마토는 싱싱하다

푸른 씨를 가득 물고 조용히 뛰고 있다

 

짙은 초록 이파리에 마구 엉겨 있는 바람의 부레들이

줄기마다 헤엄쳐 다니며 반짝인다

 

토마토의 붉고 푸른 살과 뼈 사이를

실처럼 이어주는 흰 혈관들은

나무의 심장처럼 고요하게 뻗어 있다

 

우듬지의 나뭇잎들이 꺾일 듯 휘어진다

수만 결의 바람이 뒤집히며 일제히 파닥인다

비스듬히 썰린 채 흘러내리는 과육들,

토마토는 부드럽게 상한다

 

 

 

 

 

조 용 미

 

1990한길문학으로 등단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일만 마리 물고기가 산을 날아오르다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기억의 행성

나의 다른 이름들

 산문집 섬에서 보낸 백 년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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