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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외 1편/ 송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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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10 15:37 조회3,665회

본문

숲길

 

 

 

누가 왜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졌던 것인가.

한껏 호흡 짙어진

공기가 폐 속을 곰곰이 들락거리는 사이

지워지지 않는 파문이 많은

한 사내 나이는

고요로 가는 길 찾다가 깊어진 숲

나무속으로 이주하여 나이테가 되었지요.

참으로 별난 저 은신법,

어떤 비둘기가

구구구 파발을 이는 바람 편에 띄웠습니다.

그러나 잎들은 풍향의 화살 쏘지 않았고

오솔길은 동서남북을 저버렸습니다.

그런 오랜 숲의 충고 끝에

겨누는 짓

과녁적 화살표 둘둘 말아버림으로 말미암아

둥글어질 수 있음에 도달한 나이테.

이제 그대 파문 열어주오,

향하고 또 향하는 구애의 딱따구리가

여기 이르게 된

나무의 마음 연일 두드리고 있을 때

간직한 아픔의 어떤 무늬도 들키지 않으려는

숲 공기는 내

까만 그림자를 햇빛으로 표백하고 있었구요.

 

 

 

 

 

내 지갑 속으로 이사 온 모티브

 

 

 

모티브! 닫지 않는 그대 창 보았지요. 두꺼운 커튼도 무너뜨린 그대의 시선 끝에 지구라는 먹잇감이 내던져져 있는 터에 개밥바라기라는 별은 익어 빛나는 지라 질리지 않는 먹이 지구를 먹기 위해 개 같은 날들로 이빨 닦는가요, 모티브!

세 살 적 별은 아직 저 하늘에 떠 있을까요?

모티브! 타오르는 그대 눈빛 읽었지요. 어둠을 키워서 하늘 펼치는 별빛 느끼며 사유라는 줄에 꿰어 걸친 고뇌라는 목걸이 그 질긴 뫼비우스 띠 벗어 던져버리고 무릇 치열하게 빛 다투는 별들 보며 개밥 만찬 즐겨볼까요, 모티브! 모티브!

 

 



송과니

2015년 시집 발표로 필명 바꿔 다시 등단.

시집 밥섬

내 지갑 속으로 이사 온 모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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