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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 김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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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8-16 04:26 조회4,4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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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

오늘 이미 저물녘이니

나의 삶 지극민망하다

시를 이루고저 했으되

뜻과 말이 한가지로 남루이었을 뿐

생각느니 너무 오래

광야에 가보지 못하였다

 

그곳은 키 큰 바람들이

세월없이 기다려 있다가

함께 말없이 오래오래

지평을 바라보아 주는 곳

그러자니 어른이 좀 되어서 돌아오는 곳

 

삶의 가열한 반의 얼굴,

혼이 굴종 당하려 하면

생명을 내던지고 일어설 계율을

이 시대 동서남북

어느 스승이 일깨워 주는가

 

어느덧 나는 사랑을 말하지도 않고

번뇌하는 두통과도 헤어져

반수면의 수렁에서

안일 나태한 나날이다가

절대의 절대적 위급이라는

음습한 독백에 부대끼노니

 

필연 광야에 가야겠다

그곳에서 키 큰 바람들과

말없이 오래오래 지평을 바라봐야겠다

눈과 머리와 가슴과

지쳐 드러누운 내 영혼까지

그곳에 다함께 있어야겠다

 

 

 

 


           김남조 시인

 

1927년 대구광역시 출생~

숙명여자대학교(명예교수)

가족배우자 김세중

1950년 연합신문 시 '성숙', '잔상' 으로 등단

 

수상

2014년 제25회 김달진 문학상

2017년 제29회 정지용문학상

 

시 부문 경력

1984년 한국시인협회 제24대 회장

2008.05 대한민국 건국60년 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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