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집-권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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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6-23 12:02 조회3,58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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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집
허름하지만 믿음직한 모습으로
도드라지지 않으면서 분명히 존재하는
집 한 채 짓고싶다
바닷바람 촘촘히 배인 해송을 베어
결 살려 속살 희게 깍고
짭짤한 세상살이에
적당히 소금기 밴 모습으로
확실하게 받쳐주는 정신의 무게를
묵직하게 얹은 대들보
알맞게 굽고 둥글어서 줄기 줄기 엮어내는
서까래며 추녀며
하늘이 내려와 물결 짓는 집.
굵은 뼈대 일으키는
곧은 기둥 세우고
배흘림 기둥이라면 더욱 좋을
넉넉한 집 한 채
자라나는 어린 것들
등 따습게 다둑여 줄
송진내 감도는
나무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