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 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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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6-23 11:16 조회3,90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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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시
오후 내내
나룻배를 타고
강기슭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당신이 너무 좋아하는 칡꽃 송이들이
푸른 강 기슭을 따라 한없이 피어 있었습니다
하늘이 젖은 꿈처럼 수면 위에 잠기고
수면 위에 내려온 칡꽃들이
수심 한 가운데서
부끄러운 옷을 벗었습니다
바람이 불고
바람이 불어가고
지천으로 흩날리는 꽃향기 속에서
내 작은 나룻배는
그만 길을 잃고 맙니다.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열림원. 199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