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옛집/ 박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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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6-23 11:23 조회3,72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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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옛집
가을의 옛집 저 곳, 구부러진 발톱을 바라보며
스산하게 등을 기대던 가을의 번지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이리저리 불려 다니다
흙 틈에 끼어 쓰린 소리를 내며 부서지던 곳
청춘의 집이 그렇게 구부러져 있었으니
낮이 가고 밤이 가고 가을이 왔다.
가을이 왔다, 어쩔것인가
누가 저 집의
누룩 슬던 방을 기억 할 것인가
아직도 숨골에 오목하게 남아
숨을 쉴 때마다 하얀 연기로 피어 오르는
상처들의 누옥
나뭇가지가 스산하게 그리움을 부추겨 세우는
또 다른 가을의 땅에
아물지 못한 상처들만 모여 검은 잎사귀로 뒹군다.
박주택 약력
1959년 6월17일 충남 서산 출생
경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2005년 소월시문학상 대상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시집 『꿈의 이동건축』『사막의 별 아래에서』『시간의 동공』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