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입니다/ 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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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6-23 11:34 조회4,20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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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한 그루 나무이고 싶습니다
메밀꽃 자욱한 봉평쯤에서
길 묻는 한 사람 나그네이고 싶습니다
딸랑거리며 지나가는 달구지 따라
눈 속에 밟힐 듯한 길을 느끼며
걷다간 쉬고, 걷다간 쉬고 하는
햇빛이고 싶습니다.
가끔은 멍석에 누워
고추처럼 빨갛게 일광욕하거나
해금강 바라뵈는 몽돌밭을 지나는
소금기 섞인 바람이고 싶습니다.
플라타너스의 넓은 잎이
구두 아래 바지락거리는 이맘 때
허수아비처럼 팔을 벌린 내 마음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