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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이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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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02 19:01 조회4,042회

본문

나나

이미산

 

 

 

여름이었고 무더웠다

한껏 부푼 빵이 자위하는 밤이었다

 

빵 냄새 쪽으로 몰려가는 개들과

귀를 만지며 빵의 테두리를 익히는 나뭇잎들과

빵의 향기로 밤의 무늬를 그리는 하루

 

새벽은 조바심처럼 온다 시들지 않는 향기와

추락하는 빵의 세계

 

내가 나에게 전하는 이별의 키스,

매순간 충실했으므로

유혹하지 않고서 빵이라 부를 수 있겠니

씹히지 않고서 몸이라 부를 수 있겠니

 

개는 어슬렁거린다

꼬리를 늘어뜨린다 느닷없이 컹컹거린다

빵만 보고 어떻게 빵의 외로움을 눈치 챌 수 있겠니

 

살덩이를 향한 손들이

빵의 자세에 대해 신념에 대해 어떤 포즈를 취할 수 있겠니

 

무더운 밤이구나

여름으로 태어났기에 슬픈 이름 나나

속삭임은 빵의 영혼처럼 소란하구나

 

마주보는 나와 나,

불확실한 약속은 하지 말자

뼛속까지 여름이었고 더러는 눈부신 날들이었다

 

 

    

이미산 프로필 : 경북 문경 출생

2006년 《현대시 등단

시집아홉시 뉴스가 있는 풍경

     ​ 저기, 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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