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윤석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4-11 05:40 조회2,715회관련링크
본문
편지
윤석산
오뉴월 꽃그늘 드리우는 마당으로 우체부는 산골
조카의 편지를 놓고 갔구나. 바람 한 점 흘리지 않고 꽃
씨를 떨구듯.
편지는 활짝 종이꽃을 밝히며 서로들 파란 가슴을
맞대고 정겨운 사연을 속삭이고 있구나
찬연한 속삭임은 온 마당 가득한데, 꽃씨를 틔우듯
흰 깁을 뜯으면 샘재봉 골짜기에 산딸기 익어가듯 조카
는 예쁜 이야길 익혀 놨을까.
모두 흰 봉투의 숨결을 모도우며 꽃내음 흐르는 오뉴
월 마당으로 「석 산 이 아 저 씨 께」아, 조카가 막 기어
다니는 글씨 속에서 예쁜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구나.
윤석산
약력
196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197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당선
시집 『바다 속의 램프』『온달의 꿈』『처용의 노래』
제1회 한국시문학상
제19회 편운문학상 본상
제29회 펜문학상 본상 등 수상
현재(2018년~2019년) 한국시인협회 회장.
한양대 명예교수
유튜브 출연(ETB 문학채널)
https://youtu.be/yetfd5oCBAg
게시일: 2018. 7. 17.
문학채널 초대석 - 윤석산 한국시인협회 회장
2018.7.4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