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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수메르/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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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18 14:56 조회4,026회

본문

수메르

 

        이재훈

 

 

  흉흉한 꿈을 꾸었다. 알몸으로 고기를 굽고, 여인을 만

나는 꿈. 하늘과 불을 상상하는 기원전의 시간. 숨쉬는 것

들은 천 개의 이야기를 밤개 노래했다. 머리의 사람들

이 북적였다.

 

  마차를 타고 하늘까지 올라갔다. 멀리서 금을 캐는 여자

를 봤다. 그들을 좇는 연금술사들과 역사가들이 보였다. 그

리운 것일까. 짐승마냥 털이 숭숭 올라왓다. 이전의 기억들

이 스멀거렸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파라오의 꿈과 마술사의 현혹과 예언자의 증언이 수런

거리는

  수메를의 밤.

  수메르의 사람.

  수메를의 당신.

그리고 서울, 지금.

 

 주위에 최초의 물질들만 있다. 저 멀리 갈가메시의 노래

가 들렸다. 목청껏 부르며 보백했다. 이 땅의 모든 정열이

불터올랐다. 꿈의 바밀을 알 것 같았다. 새소리를 해독할

것 같았다. 당당히 전전긍긍하는 아침이 수런거렸다. 꽃잎

하나가 새로운 땅을 찾아 날아갔다.

                                                              『벌레 신화』에서

 

 

 

이재훈

 

출생19721213, 강원도 영월

소속 현대시(편집장)

학력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 박사

 

수상

2014년 제15회 현대시 작품상

2012년 제44회 한국시인협회상 젊은 시인상

2017년 한국서정시 문학상

 

경력

현대시 편집장

열린사이버대학교 강사

 

최근소식

백석대, 한국서정시문학상에 이재훈 시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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