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시 감상

본문 바로가기
K-POEM 케이포엠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한국의 시와 시인들

K-POEM의 작품들
  •  HOME
  •   >  
  • 한국의 시와 시인들
  •   >  
  • 외국 시 감상
외국 시 감상

내가 좋아했던, 좋아하는 외국시 

 

Espergesia/ César Vallejo-추천, 김은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1-20 13:08 조회4,474회

본문

 

같은 이야기

     세사르 바예호(1892~1938)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습니다.

 

내가 살아 있고, 내가 고생한다는 걸

모두들 압니다. 그렇지만

그 시작이나 끝은 모르지요.

어쨌든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습니다.

 

나의 형이상학적 공기 속에는

빈 공간이 있습니다.

아무도 이 공기를 마셔서는 안 됩니다.

불꽃으로 말했던

침묵이 갇힌 곳.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습니다.

 

형제여, 들어보세요, 잘 들어봐요.

좋습니다. 1월을 두고

12월만 가져가면 안 됩니다.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다니까요.

 

모두들 압니다. 내가 살아 있음을,

내가 먹고 있음을그러나

캄캄한 관에서 나오는 무미한

나의 시 속에서

사막의 불가사의인 스핑크스를 휘감는

해묵은 바람이 왜 우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모두들 아는데그러나 빛이

폐병환자라는 건 모릅니다.

어둠이 통통하다는 것도

신비의 세계가 그들의 종착점이라는 것도

그 신비의 세계가, 저 멀리서도,

정오가 죽음의 경계선을 지나가는 걸 구성진 노래로

알려주는 곱사등이라는 것도 모릅니다.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습니다.

아주 아픈 날.

 

 

고혜선 옮김,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다산책방, 2017.

 

 

역자 고혜선: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의 카로 이 쿠에르보 연구소에서 석사학위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단국대학교 스페인어과 교수로 정년퇴임했으며 현재 동 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지은 책으로 메스티소의 나라들』 『라틴아메리카 사회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모두의 노래』 『정복당한 자의 시선』 『마야인의 성서 포폴 부』 『실론 섬 앞에서 부르는 노래』 『희망에 대해 말씀드리지요등이 있다. 또한 서편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칼의 노래등과 한국 고전시가를 주해와 함께 번역한 우리의 옛 노래등을 스페인어권에 번역 · 소개했다. 2007년 한국문학번역상 대상, 2012년 대산문학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spergesia

César Vallejo(1892~1938)

 

 

Yo nací un día

que Dios estuvo enfermo.

 

Todos saben que vivo,

que soy malo; y no saben

del diciembre de ese enero.

Pues yo nací un día

que Dios estuvo enfermo.

 

Hay un vacío

en mi aire metafísico

que nadie ha de palpar:

el claustro de un silencio

que habló a flor de fuego.

 

Yo nací un día

que Dios estuvo enfermo.

 

Hermano, escucha, escucha...

Bueno. Y que no me vaya

sin llevar diciembres,

sin dejar eneros.

Pues yo nací un día

que Dios estuvo enfermo.

 

Todos saben que vivo,

que mastico... y no saben

por qué en mi verso chirrían,

oscuro sinsabor de ferétro,

luyidos vientos

desenroscados de la Esfinge

preguntona del Desierto.

 

Todos saben... Y no saben

que la Luz es tísica,

y la Sombra gorda...

Y no saben que el misterio sintetiza...

que él es la joroba

musical y triste que a distancia denuncia

el paso meridiano de las lindes a las Lindes.

 

Yo nací un día

que Dios estuvo enfermo,

grave.

 

https://www.poemas-del-alma.com/espergesia.htm

 

 

세사르 바예호(César Vallejo, 1892~1938.):

1892년 페루의 광산촌 산티아고 데 추코에서 인디오와 메스티소의 혼혈로 태어났다. 1915년 대학을 졸업하며 신문과 잡지에 시를 기고하기 시작했다. 1919년 첫 시집 검은 전령을 발표했고, 1920년의 정치적 긴장 상태에서 방화범으로 오인되어 체포, 3개월여 감옥살이를 하는 동안 대표작 트릴세를 완성해 1922년 출간했다. 이듬해 파리로 이주했으나 소련을 방문하고 공산주의 신문에 기고한 것이 문제가 되어 1930년 추방, 스페인으로 갔다. 그해 희곡 록 아웃, 이듬해에는 장편소설 텅스텐과 단편소설 파코 융케 이야기를 발표했다. 1932년 정식으로 영주권을 획득하고 파리에 머무르며 희곡 콜라초 형제』 『지친 돌등을 발표했다. 경제적 고통과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1936년 스페인 내전이 발생하자 스페인을 두 차례 방문했다. 1938년 건강이 악화되어 파리에서 사망했다. 1939년 시집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인간의 노래가 출판되었다.

    

 세사르 바예호(César Vallejo, 1892.-1938.)
20세기 중남미 시의 가장 중요한 선구자로 간주된다. 젊은 시절에 혁명적 사상가들과 교류를 통해 시적 안목을 다졌다. 1918년 모데르니스모의 영향이 엿보이는 『검은 전령들(Los heraldos negros)』이란 시집을 내며 1922년에는 『뜨릴세(Trilce)』를 발표한다. 『뜨릴세』는 표현법, 이미지, 구어체 언어, 연금술적 언어기법 등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이밖에도 고어, 교양어, 속어, 기교, 토착어 등을 사용하면서 시적 가치률 창조했다. 그러나 그의 시는 단순한 언어의 기교에 그치질 않고 현실을 조각 내어 조망함으로써 각 시행마다 끊임없이 사상이 파편화되어 새로운 형태로 나타난다.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아방가르드 (라틴 아메리카 문화의 이해, 2000. 8. 15., 학문사)

 

 


브라우저 최상단으로 이동합니다 브라우저 최하단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