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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해서 언젠가 큰 상을 수상하실 분들을 여기에 미리 모십니다.

 

김명인 /수평선을 덮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21 06:03 조회6,682회

본문

수평선을 덮다

                김명인

바닥으로 가라앉는 수평선의 가능성을

너는 타진해본 적 있느냐?

좌우간에 세울 자리가 없어서

시야 위로 한 획이듯

수평선은 가로눕는다, 저렇게 많은

결심들 일순에 꺼뜨리며

그 무슨 방심같이 시야를 가둔다

지친 몸을 끌고

너머로 가려 한 사람이 있었다

지금도 가고 있거나

꺾여버린 돛대들,

책을 펼치면 줄글 사이로 그어놓은

그의 문장, 요약적이다

아주 먼 곳까지 끌고 가려던 것,

어둠이 슬그머니 가라앉혀버리는 것

  

 

김명인(金明仁) : 시인

 

 

 

김명인 시인 

 

 

요약: 김명인의 시 세계는 한 마디로 기억의 서사다.(권영민, 장석주)

출생: 1946, 경상북도 울진

등단: 1973 중앙일보신춘문예 출항제당선

학력: 고려대학교 국어국문과 졸업, 동 대학원 국문학 박사

경력: 고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역임

​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교수)

 

 

 

수상:

1992년 김달진문학상

1992년 소월시문학상

1995년 동서문학상

1999년 현대문학상

2001년 이산문학상

2005년 대산문학상

2006년 이형기문학상

2007년 지훈상 문학부문

2010년 편운문학상

2014년 제7회 목월문학상

2016년 한국서정시문학상

 

       

시집

동두천

머나먼 곳 스와니

물 건너는 사람

푸른 강아지와 놀다

바닷가의 장례

길의 침묵

바다의 아코디언

파문

따뜻한 적막

 

시선집: 꽃차례》 《여행자 나무》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

 

  
    

김명인 시인의 다른 시 한편

 

너와집 한 채

                     

길이 있다면, 어디 두천쯤에나 가서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의

버려진 너와집이나 얻어 들겠네, 거기서

한 마장 다시 화전에 그슬린 말재를 넘어

눈 아래 골짜기에 들었다가 길을 잃었네

저 비탈바다 온통 단풍 불 붙을 때

너와집 썩은 나무껍질에도 배어든

연기는 매워서

집이 없는 사람 거기서도 눈물 잣겠네

쪽문을 열면 더욱 쓸쓸해진 개옻 그늘과

문득 죽음과, 들풀처럼 버팅길 남은 가을과

길이 있다면, 시간 비껴

길 찾아가는 사람들 아무도 기억 못하는 두천

그런 산길에 접어들어

함께 불 붙는 몸으로 저 골짜기 가득

구름 연기 첩첩 채워넣고서

사무친 세간의 슬픔, 저버리지 못한

세월마저 허물어버린 뒤

주저앉을 듯 겨우겨우 서 있는 저기

너와집,

토방 밖에서 황토흙빛 강아지 한 마리

키우겠네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 어린

처녀의

외간 남자가 되어

아주 잊었던 연모 머리 위의 별처럼

띄워놓고

그 물색으로 마음은 비포장도로처럼 덜컹거리겠네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

매봉산 넘어 원당 지나서 두천

따라오는 등뒤의 오솔길도 아주 지우겠네

마침내 돌아서지 않겠네

 

 

  

*"기억의 서사에 대한 기하학적 해석

선생님의 신작시 「수평선을 덮다」 에 대해 시인의 "기억의 서사"는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다음 페이지에서 그 감상 평을 적어보겠습니다. 복사하여  '장르별 시감상'→ 존재해석시→기하학적시'로 옮긴 후, 외람되지만 문단 대선배님의 시에 기하학적 이론의 단평하나를 붙여 봅니다.

클릭하면 들어갑니다.  http://www.k-poem.com/bbs/board.php?bo_table=world02&wr_id=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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