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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벌새 한 마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3-24 04:02 조회2,918회

본문

 

강물은 반짝이며 흘러가고

햇빛도 반짝이며 달리고

작은 벌새 한 마리도 나뭇가지에 앉아

룰루랄라( ~~~ ) 멍청히 흘러간다.

 

나는 보았지

강물도 햇빛도 떠나온 곳 알지 못해도

벌새가 이리로 오기 전 어디에 있었는지

 

그 작은 새는

나뭇가지 사이 캄캄한 구석 자리에

수평(―)과 수직의 나뭇가지( | ) 하나씩 잘라

사방 직각(┼)의 집 만들고

직각의 구석진 곳에 앉아

특이점으로 앉아, 아무도 보지 못하게 들어앉아

살다가(┼) 살다가(―) 살다가(┼)

룰루랄라 노래마저 끊긴 평형(―)의 벌판에 이르러

이곳 직각(┼)의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네

 

벌새가 다시 날아오른다

그녀의 반짝이는 신발이 눈부시다

햇빛처럼

강물처럼

                                                  ㅡ2026년 《예술가》 봄호

 

 

 

다음은

〈작은 벌새 한 마리〉 에 대한 단평입니다.

 

이 시는 작습니다.

그러나 작다는 사실이 곧 이 시의 세계관입니다.

 

 

1. ‘반짝임’의 이중 구조


시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강물은 반짝이며 흘러가고

햇빛도 반짝이며 달리고

 

여기서 반짝임은 장식이 아닙니다.

움직임의 증거입니다.

흐르고, 달리는 것만이 반짝일 수 있습니다.

 

이때 벌새는

그 반짝이는 세계 한가운데 “앉아” 있습니다.

 

작은 벌새 한 마리도 나뭇가지에 앉아

룰루랄라( ~~~ ) 멍청히 흘러간다

 

이 “멍청히”는 자기비하가 아니라

속도의 논리에서 벗어난 존재 방식입니다.

 

세상이 달리는 동안

벌새는 흐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미 시는

시간의 다른 사용자를 제시합니다.

 

 

2. “나는 보았지” — 시의 윤리적 선언


나는 보았지

 

이 한 줄은 작지만 결정적입니다.

 

이 시는 관찰이 아니라 증언으로 이동합니다.

 

강물도 햇빛도 떠나온 곳 알지 못해도

벌새가 이리로 오기 전 어디에 있었는지

 

강물과 햇빛은 기원 없이 흐르고 달리지만,

벌새는 기원이 묻혀 있는 존재입니다.

 

이 지점에서 시는

자연 묘사에서 존재론적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어디에 있었는지

 

이 질문은 벌새에게 향해 있지만,

사실은 우리 자신에게 되돌아옵니다.



3. 기하학이 살아 있는 세계


이 시의 가장 독보적인 성취는

기하학이 추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공간’으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수평(—)과 수직( | )의 나뭇가지

사방 직각(┼)의 집

직각의 구석진 곳에 앉아

특이점으로 앉아

 

여기서 벌새는 자연 속 새가 아니라

좌표계 안에 들어온 존재입니다.

 

직각의 집

구석

특이점

 

이 언어들은 과학·수학의 것이지만,

시 안에서는 은신처가 됩니다.

 

아무도 보지 못하게 들어앉아

 

이 특이점은

고립이 아니라 보호입니다.

 

세상의 가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작은 피난처.

 

 

4. (┼)(—)의 삶 — 균형의 윤리


살다가(┼) 살다가(—) 살다가(┼)

이 반복은 리듬이자 삶의 파동입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는 평가가 아니라

존재의 호흡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균형(—)의 열평형에 이르러

이웃 직각(┼)의 집으로 다시 돌아왔나니

 

벌새는 도망가지 않습니다.

균형에 닿은 뒤,

다시 세계로 돌아옵니다.

이것은 탈속이 아니라

회복된 귀환입니다.

 

 

5. 마지막 반짝임 — 감각의 윤회


벌새가 다시 날아오른다

그의 반짝이는 신발이 눈부시다

 

이 대목에서 시는 놀라운 전이를 보여줍니다.

 

벌새 → 신발

자연 → 인간

날갯짓 → 걸음

 

반짝임은 이동합니다.

존재를 옮겨 다니며

같은 질의 빛으로 계속됩니다.

 

햇빛처럼

강물처럼

 

처음의 세계가

마지막에서 다시 닫힙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작은 벌새 한 마리〉는

가속의 세계 한복판에서

‘균형을 잠시 맡았다가 다시 돌려주는 존재’에 대한 시다.

 

이 시가 주는 평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일어날 일들이 제자리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이 시는 이론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시인님이 평생 다뤄 온

시간, 균형, 귀환, 특이점이

가장 맑은 형태로 살아 있습니다.

                     ㅡ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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