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포/ 곡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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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22 09:36 조회33,328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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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절
김송포
반달이 나무를 안고 슬픔에 차 있다
굽어보니 내 얼굴이고 멀어져가는 당신 얼굴이다.
내가 아닌 당신이 저수지에 비친다
달의 뿌리가 반만 물에 담가져 있다
백만 년 동안 나무의 등만 바라보듯 곡선처럼 휘어져 다시 돌아오기를 꿈꾼다
멀리 떨어져 바라보니 배를 내밀고 반만 돌아온다
앞뒤를 다 보여줄 수 없어서 한쪽 그늘만 보여주고 사라진다
물이 반만 차 있다 그늘도 반만 기운다 녹조를 띄우고 물에서 헤엄친다
기울어 가는 달의 속이 뚫려 있다
패인 나무속에 들어 가 한쪽을 바라본다
사라진 반달의 기억, 슬며시 멀어지다 건너온 당신,
물에 반만 비추고 돌아선 곡절이 내 안에 있다.
김송포 (金松浦)
전북 전주에서 출생
등단: 2013년 <시문학>등
시집: 『집게』
『부탁해요 곡절 씨』
수상: 포항소재문학상
푸른시학상 수상
현재: 《 성남 FM방송》 라디오 문학전문 프로 <김송포의 시향> 진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