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차애/ 나는 다혈질이다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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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1-31 06:10 조회34,66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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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혈질이다
안차애
핏줄기가 내 몸 속을 200km의 속력으로 달린다는 것을 알고부터 내 대책 없는 다혈질을 이해하게 되었다. 고개 끄떡여 인정하고 구박하지 않게 되었다. 우심방 지나 좌심실 거쳐 달려 나간 붉은피톨 흰피톨 혈소판들이 아우토반에서 시험 질주하는 최신형 아우디자동차보다 빠른 전력질주로 달리는 것이다. 하루에 내 몸 속을 지구둘레의 두 바퀴 반 거리만큼 쉼 없이 내달리는 피의 고단함을 알고부터 나의 울컥 성질도 다발성 신경질도 너를 향한 대책 없는 펄떡거림도 먹어주게 되었다. 냉각수도 없이 달리고 또 달려낸 핏줄기의 안간힘인 것이다. 나는 이제 세상을 향한 너를 향한 그 뜨거운 폭주를 사랑하게 되었다. 더 열혈이 되도록 맹렬이 되도록 쉼 없이 펌프질, 잘 해야겠다.
わたしは多血質
血がわたしの體を二百キロの速力で走るということを知ってから わたしの途方もない多血質を理解するようになった. うなずきながら認めて苛まなくなった. 右心房を通り左心室を經て走った赤い血粒白い血粒血小板が アウトバ-ンで試驗中の最新型アウディ自動車よりひた走りに走るのだ. 一日にわたしの體を地球の二回り半の距離ほど休みなく走る血の疲れを知ってから わたしのむかつく性質も多發性神經質もお前に向けた途方もないかんしゃくも許すようになった. 冷却水もなく走ってはまた走る血のあがきであるのだ. わたしはもう世に向けたお前に向けたその熱い爆走を愛するようになった. いやまして熱血に猛烈になろうと休み無くポンプ作業をしなければ.
(번역:고정애)
환한 슬픔의 숲
안차애
아파트도 한자리에 오래 자리잡다보니
나무가 되어 가나보다.
오래도록 바람에 가슴 뜯기며 살다보니
뿌리가 생겼나보다
요즘 들어 부쩍 창만 열면 새소리가 바쁘다.
새들이 드디어 아파트에 나무처럼 깃들기 시작했다.
아침이면 앞 베란다 창에서
오후 설거지 무렵이면 부엌 창 쪽에서
낮고 높은, 강하고 여린 주파수를 보내온다.
그러고 보니
네가 오랜 여행을 떠나고 혼자 남겨진 뒤부터다
오래 남겨진 아파트 오래 남겨진 공터 오래 남겨진 가슴 한편........
새들은
꼼짝없이 한자리에 서서
슬픔의 뿌리만 내리는 것들에 제 둥치를 얹는다.
지상엔 환한 슬픔의 숲이 하나 더 느는 것이다
明るい哀しみの森
アパ-トも一つ所に永らく居座れば
木になってゆくらしい。
久しく風に胸をむしりとられて暮らすうちに
根が伸びたようだ
この頃 ひときわ窓を開けさえすれば鳥が忙しく鳴く。
鳥たちがとうとうアパ-トに木のように巢くい始めた。
朝には前のベランダ窓で
午後 皿を洗う頃なら台所の窓邊で
低くて高い,强くてか細い周波數を送ってくる。
そうして見ると
お前が長い旅行に発って ひとり殘された後からだ
長らく殘されたアパ-ト 長らく殘された空き地
長らく殘された胸の片隅・・・・
鳥たちは
なすすべもなく一つ所に立って
哀しみの根だけを張るものたちに己れの巢を載せる。
地上には明るい哀しみの森がもう一つ增えるのだ
(번역:고정애)
안차애 약력:
200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문예진흥기금 및 경기문화재단기금 수혜하여 시집 『치명적 그늘』 등
고정애 약력: 전남 목포생, 시집 『튼튼한 집』외 다수,
2008년 국제펜클럽 번역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