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학/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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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2-01 10:47 조회41,932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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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송 재 학
산길 중간쯤 손바닥이 축축한 곳이 있다 날파리들이 잉잉 몰려 있다 거미줄이 수다스럽지만 나비 떼 몰려드는 가려운 곳, 어딘가 한 군데는 반드시 어두워야 한다고 믿는다면 산은 꿈틀거릴 수밖에 없다 커다란 짐승이기에 여기 빈 방처럼 헐어 있는 거다 젖은 흔적만 따라간다면 오늘 하루치 부글거리는 웅덩이를 보게 되리라 나도 가끔 내 몸에서 잉크가 스미고 번지면서 주체하지 못해 그걸 찍어 붉은색의 시를 쓴다
송재학
․1955년 경북 영천 출생
․1986년 계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얼음시집』, 『살레시오네 집』
『푸른빛과 싸우다』,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기억들』, 『진흙얼굴』
『내간체를 얻다』 『날짜들』
『검은색』,
․산문집 『풍경의 비밀』
『삶과 꿈의 길, 실크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