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산/ 아랫도리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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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11-07 15:37 조회1,502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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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포엠(K-POEM) 신작시
아랫도리의 기원
이미산
수직으로 뻗은 그 길이
언제부터 구부러졌는지
주름살의 독백은
내가 모르는 모퉁이들의 겨울잠인지
질서의 부속품은 습관을 고집하고
구심력을 잃은 눈동자의 배설이 흔해버린 의미로
전락할 때 끼어드는 신음은
버티려는 길과
허무한 고집 사이에 갇힌
발기의 잔상
한 사내를 지탱해온 위엄이
쭈그러진 몸피 어디쯤 들러붙은 나의 기원을 불러낸다 피의 물결이
발생한다 뜨거워진다 우리라는 매듭이 어제 다음의 오늘이
우연한 만남이 되기 위해
허물어지고 있다 다음 순서를 모르는 내가 뱅뱅 도는
제자리에서 만날
봉인된 상자 하나
슬픔을 숨기려 서서히 구부러지는 수직과
끝내 들키고 마는 위엄의 민낯 사이
잠시 기저귀를 찼던 아버지.
약력
2006년 월간 《현대시》로 등단
시집 『아홉시 뉴스가 있는 풍경』,
『저기, 분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