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옥/ 수정구슬 찾아 나선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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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11-07 15:19 조회1,35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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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포엠(K-POEM) 신작시
수정구슬 찾아 나선 아이
신명옥
달을 삼키고 태양을 낳으며 제 꼬리를 물고 도는 우로보로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고 싶어, 낮과 밤의 선로를 따라 일
곱 번 원을 돌고, 서른 차례 능선을 넘어, 열두 개의 역을
지나는 동안
꽃이 피고 잎이 물들고 눈발 흩날린다
크낙새 날개에 실려 대양을 건너고, 거인의 발등에 올라
달리는 길에서, 너와 내가 만나 울고 웃으며 미로를 헤매
는 동안
고집스레 서있는 빌딩 사이로 전광판 영상들이 휙휙 바뀐다
창밖을 보며 날아간 금계의 흔적을 더듬는 사이, 수정구슬 속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천의 환영들
중심점에서 멀어지는 노정에서 여기는 어디쯤일까?
궁수좌에서 쏘아 보낸 화살이 불에도 타지 않고 물에도 젖지 않는 몸으로
항상 오늘이라는 역의 궤도를 돌고 있는
출발역을 떠나는 空들
누가 던지는지 어디서 멈추는지 알 수 없는 날들 속으로,
선분의 끝을 향해 굴러가고 있는
약력
2006년 월간 현대시로 등단
시집 『해저 스크린』
010-8005-9996
sappou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