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희/ 멀거니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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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11-07 14:44 조회1,54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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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포엠(K-POEM) 신작시
멀거니 서서
김세희―
지금 소낙비 퍼 붇는 다리 위
멀거니 서서 냇물에 혼을 판다
나는 저 끓는 냇물처럼 언제 뜨거워본 적 있었던가
춤추듯 냇물이 굽이친다
영혼까지 빨려드는 물의 춤사위
그늘진 곳에 갈무리하던 낡은 사랑이여
만수위를 오르락 거리던 애증
온 마음 차지했던 질긴 미련도
춤추는 물굽이에 슬며시 놓았다
흘러간다 내 사랑이
점점 더 멀어지며 수증기처럼 아롱아롱 멀어진다
물살 속에 어른거리며 올라오는 검은 그림자, 잉어 떼
청계천에서 정릉천까지
웬일일까 미지의 세상으로 오르는 잉어들
비빌 언덕도 없는데 살려고 오는 거니? 맨손으로?
살던 곳의 미련을 싹둑 비웠니?
품고 있던 마음은 하얗게 바꾸었니?
그래! 산 것들의 마음은 결국은 움직이지.
약력
2002년《수필과 문학》으로 수필 등단
2016년 김수영 전국 시낭송 대회 대상
2017년《인간과 문학》으로 시 등단
2017년 첫시집 『사랑에 빠지다』출간
2020년 두 번째 시집『사랑 초록』
현재 《문학의 집》에서 <행복한 시 읽기> 진행
이메일 : myminerv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