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 심야도시라는 텍스트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11-07 14:14 조회1,443회관련링크
본문
케이포엠(K-POEM) 신작시
심야도시라는 텍스트 2
김미정
허기짐에서 짐승은 태어난다
날카로운 길이 쏟아진다 도시의 등줄기를 타고 짐승은 더
짐승다워진다 구부러진 금요일이 펴지고 광고판이 팽창한
다 밤의 눈빛이 빌딩의 회전문을 돌린다
달려오다 넘어지는 익명의 페이지들
몇 개의 슬픔은 자라 안개가 되고
불확실한 얼굴은 안개 밖으로 사라진다
먹잇감들이 뒷골목을 씹는 사이 침묵의 계단은 아득해지
고 바닥은 최대한 몸을 낮추고 달구어진 발톱을 숨긴다 거
짓으로 뭉친 주먹이 서로 물어뜯는다
움직일수록 더 깊이 박히는 불안의 이빨들
누군가, 은밀히 칼날의 깊이를 물어본다
그림자는 하루 동안 먹은 빛을 토해내고
지나가는 창마다 울음이 단단하게 빛나고 있다.
약력
서울 출생
2002년 월간 [현대시] 시 등단
2009년 계간 [시와세계] 평론 등단
2012년 계간 [시와세계] 작품상 수상
2012년 시집 『하드와 아이스크림』
2019년 시집 『물고기 신발』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2019년 아르코 문학나눔 도서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