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인/ 수평선을 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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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23 04:34 조회4,348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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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을 덮다
김명인
바닥으로 가라앉는 수평선의 가능성을
너는 타진해본 적 있느냐?
좌우간에 세울 자리가 없어서
시야 위로 한 획이듯
수평선은 가로눕는다, 저렇게 많은
결심들 일순에 꺼뜨리며
그 무슨 방심같이 시야를 가둔다
지친 몸을 끌고
너머로 가려 한 사람이 있었다
지금도 가고 있거나
꺾여버린 돛대들,
책을 펼치면 줄글 사이로 그어놓은
그의 문장, 요약적이다
아주 먼 곳까지 끌고 가려던 것,
어둠이 슬그머니 가라앉혀버리는 것
김명인(金明仁) : 시인
김명인 시인
요약: 김명인의 시 세계는 한 마디로 기억의 서사다.(권영민, 장석주)
출생: 1946년, 경상북도 울진
등단: 1973 《중앙일보》 신춘문예 「출항제」 당선
학력: 고려대학교 국어국문과 졸업, 동 대학원 국문학 박사
경력: 고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역임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교수)
수상:
1992년 김달진문학상
1992년 소월시문학상
1995년 동서문학상
1999년 현대문학상
2001년 이산문학상
2005년 대산문학상
2006년 이형기문학상
2007년 지훈상 문학부문
2010년 편운문학상
2014년 제7회 목월문학상
2016년 한국서정시문학상
시집
《동두천》
《머나먼 곳 스와니》
《물 건너는 사람》
《푸른 강아지와 놀다》
《바닷가의 장례》
《길의 침묵》
《바다의 아코디언》
《파문》
《따뜻한 적막》
시선집: 《꽃차례》 《여행자 나무》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
김명인 시인의 다른 시 한편
너와집 한 채
길이 있다면, 어디 두천쯤에나 가서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의
버려진 너와집이나 얻어 들겠네, 거기서
한 마장 다시 화전에 그슬린 말재를 넘어
눈 아래 골짜기에 들었다가 길을 잃었네
저 비탈바다 온통 단풍 불 붙을 때
너와집 썩은 나무껍질에도 배어든
연기는 매워서
집이 없는 사람 거기서도 눈물 잣겠네
쪽문을 열면 더욱 쓸쓸해진 개옻 그늘과
문득 죽음과, 들풀처럼 버팅길 남은 가을과
길이 있다면, 시간 비껴
길 찾아가는 사람들 아무도 기억 못하는 두천
그런 산길에 접어들어
함께 불 붙는 몸으로 저 골짜기 가득
구름 연기 첩첩 채워넣고서
사무친 세간의 슬픔, 저버리지 못한
세월마저 허물어버린 뒤
주저앉을 듯 겨우겨우 서 있는 저기
너와집,
토방 밖에서 황토흙빛 강아지 한 마리
키우겠네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 어린
처녀의
외간 남자가 되어
아주 잊었던 연모 머리 위의 별처럼
띄워놓고
그 물색으로 마음은 비포장도로처럼 덜컹거리겠네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
매봉산 넘어 원당 지나서 두천
따라오는 등뒤의 오솔길도 아주 지우겠네
마침내 돌아서지 않겠네
* "기억의 서사에 대한 기하학적 해석
선생님의 신작시 「수평선을 덮다」 에 대해 시인의 "기억의 서사"는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다음 페이지에서 그 감상 평을 적어보겠습니다. 복사하여 '장르별 시감상'→ 존재해석시→기하학적시'로 옮긴 후, 외람되지만 문단 대선배님의 시에 기하학적 이론의 단평하나를 붙여 봅니다.
클릭하면 들어갑니다. http://www.k-poem.com/bbs/board.php?bo_table=world02&wr_id=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