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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대/ 새벽 3시 23분, 형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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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23 04:28 조회3,15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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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323, 형제여!

 

박정대  

  

 

 


 

 

* 새벽 323, 형제여! 너는 무엇을 하는가? 자본주의의 어두운 하늘 아래 센티멘털 노동자는 곤하게 잠들어 있을 시간, 어두운 지구의 한 모퉁이에 푸른 전등을 밝혀 놓고 너는 잠들지 못한다

 

백두산 자작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시간, 체 게바라가 별빛 아래 부대원들을 이끌고 야간행군을 하던 시간, 파리의 한 카페에서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온 한 시인이 자살을 생각하던 시간

 

톰 웨이츠의 사진 한 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생각한다, 피아노의 시, 담배의 시, 맥주의 시는 무엇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도대체 시란 무엇인가?

 

아무도 시를 읽지 않는 시대에 형제여, 피아노 위의 시계는 우연히 323분을 통과하고 있었는데 나는 왜 새벽 323, 형제여!’라고 말하고 싶었을까

 

나는 왜 스톡홀름의 어둠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는 여행에서 돌아오고 누군가는 살아가고 누군가는 죽어간다

 

바람이 분다, 새벽 323분의 바람이 분다

 

아니 새벽 323분의 바람은 이미 불었다

 

나는 담배나 한 대 피워 물고 별빛의 시나 적어야겠다

 

이 시각 먼 별에서 잠들지 못한 너는 지구를 바라보며 울고 있는가?

 

지구가 슬프게 자전하며 자꾸만 가을 쪽으로 가고 있는 새벽이다.

 


                           박정대(朴正大 Pak Jeong-De)

1965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났으며 1990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단편들』『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아무르 기타』『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삶이라는 직업』『모든 가능성의 거리』『체 게바라 만세』『그녀에서 영원까지가 있다.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무가당 담배 클럽 동인, 인터내셔널 포에트리 급진 오랑캐 밴드 멤버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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