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佛/ 한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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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2-10 10:03 조회4,29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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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佛
한이나
그리움을 심었더니 피어난 도라지꽃
보라색 흰색의 빛깔들
우렛소리 몇 건너와 삼킨 울음, 속 끓였던
곡진한 슬픔이 맑게 피어났다
북한강 자투리 밭의 풍경이 된 그는
향기를 뿌리지 않는다
작은 소리도 내지 않는다
서너 됫박의 비련을 안으로 감추고
바닥에 내려놓을 줄도 안다
기다림을 심었더니 몰래 피어난 도라지꽃
먼 데 풍경소리에 실려 오는 원각경 독경
들으며 실눈을 뜨고, 강물에
뒤척이는 적막소리 엿듣는다.
한이나
94년 『 현대시학』 작품발표로 활동 시작.
시집 『 유리자화상』,『 첩첩단풍 속』,『 능엄경 밖으로 사흘 가출』, 『 귀여리 시집』, 『 가끔은 조율이 필요하다』
한국시문학상, 서울 문예상 대상, 내륙문학상, 2016 세종우수도서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