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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던 모든 당신/이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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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7-19 19:53 조회93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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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산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6현대시를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 아홉시 뉴스가 있는 풍경』『저기, 분홍을 펴냈다.

명멸하는 사랑들의 구체성으로 한 걸음 내딛는 시어들을 담다

이미산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궁금했던 모든 당신이 출간되었다. 2006현대시로 등단한 시인은 첫 시집 아홉시 뉴스가 있는 풍경(2010)에서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존재하는 희망을 시어로 기록했고, 두 번째 시집저기, 분홍(2015)에서는 삶의 누추와 그것을 먹고 자란 욕망이 마주한 내면의 풍경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출간한 시집에서 시인은 모든 희망과 욕망이 시작되고 소멸하기를 반복하는 장소로서의 사랑을 그려낸다.

사랑과 환멸의 낙차가 빚어내는 시인의 내면 풍경이 이 시집의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물빛에 물빛을 더하는 유배의 시간“(수색), ”순간들의 재생“(면목동)을 반복하며 시인은 구체적으로 지각할 수 없는 사랑을 온전하게 포착하기 위해 모든 감각과 감정들을 동원한다. 그리고 가까스로 마음 한가운데 새겨진 사랑이 지워질 때, 시인은 당신이 사라진 그 자리에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또다른 사랑에 대해 기록한다. ”불빛 하나 꺼진다고 누가 아파할까“(청산도)라고 슬퍼하던 시인은 이 고통스러운 기록의 과정에서 현실을 서로를 수정하기에 충분한 장소“(베란다)로서 의미화할 수 있는 주체로 거듭난다. 시인의 언어 속에서 사랑은 나르시시즘이 아니라 현실 바깥의 비밀을 품은 진실의 형태로 변화한다. 우리는 이 시집을 통해 사랑의 도취에서 벗어난 주체의 보다 차갑고 쓰라린 실재의 내면 풍경을 마주할 수 있으며, 이로써 세계에 대한 새로운 성찰과 인식을 경험하게 된다.

이별과 환멸 너머에 있는 근원적인 사랑을 따라잡다

이미산 시인은 평온한 일상의 빈틈에 내재한 위태로운 긴장감을 포착해낸다. 이는 달리 말해 시인의 불안한 내면이 평온한 일상의 빈틈 속에 들어앉는 것이기도 하다. “새들이 전선 위에 앉아 오늘의 뉴스를 시작합니다/부리마다 남자와 여자가 매달려 있습니다”(방앗간 삼거리)와 같은 문장에서 드러나듯, 시인의 극심한 내적 혼란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일상의 한가운데에 놓여 더 위태로워 보인다. 시인은 이런 풍경의 중심에 여자남자를 배치한다. 그리고 이 둘을 통해 우리가 삶 속에서 반복하는 감정의 극단을 사랑이라는 구체적인 환상의 형태로 보여준다.

소반만 남았다

응시하는 가구와 응시가 키운 암전과 이 빠진 찻잔의 동면

개다리소반만 남았다

 

 

 

 

 

 

변덕스런 날씨와 견디는 그늘과 각자의 잠꼬대가 건너다니는 새벽

관성으로 포개지는 한 쌍의 다리 사이

스스로 풀어져 범람하는 곡선 사이

키를 딱딱 맞춰보는 젓가락의 일상 같은

해빙 후 흘러가는 물의 성질 같은

구석을 지키며 비천해지는 다정들

- 신혼 이후전문(86페이지)

이 시는 사랑의 끝을 예감해버린 신혼 이후의 비천함으로 가득하다. 소박한 신혼살림을 가득 채우는 것은 달콤한 사랑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시는 신혼살림에 대하여 소반만 남았다”, “개다리소반만 남았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한다. ‘소반개다리 소반으로 다시 점층적으로 진술되고 있는데, 개다리소반에서 환기되는 그 앙상함은 신혼 이후 균열이 가버린 부부 사이를 암시한다. 서로를 마주보는 눈길의 다정(多情)이 아니라, 가구의 메마른 응시만이 있고 대화의 단절로 인한 이 빠진 찻잔의 동면만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사랑은 삐걱이면서도 관성으로 행해진다. “관성으로 포개지는 한 쌍의 다리는 마치 개다리소반만큼이나 앙상할 것이다. 하여 신혼살림을 채우던 다정들이 이미 비천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환멸의 감각은 아래 시를 통해서 잊힐 수 없는 이미지로 남게 된다.

잘 살아,

당신이 어깨 펴고 씩씩하게 돌아설 때

서른 개의 마음을 보았지

옆구리에 가슴에 들썩이는

백 개 천 개의 다리를 보았지

수많은 유머 중에

우리라는 이름으로 개명한 어여쁜 소용돌이

다리는 많을수록 매력적이겠지만

그리하여 울퉁불퉁한 한 쌍이여 안녕

다리에 다리를 포개 사랑이라 호명한

아슬아슬이여 안녕

약속은 허구의 질감이었으니

비밀을 훔쳐 서로의 궤도를 돌아와

귓속에 몰래 키운 미망의 꽃이었으니

사랑이여 마침내 안녕

건너지 못한 다리와 착각으로 키운 착란과

천 개 만 개로 부활하는 마음들

다리에 관한 패러디 하나 완성했으니

마음에 관한 비애가 나를 구애했으니

- 그리마전문(58~59)

제목이 그리마인 이 시는 사랑에 대한 혐오의 정서를 배면에 깔고 있다. ‘그리마의 끔찍한 다리들은 이 시의 지배적 이미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리마의 혐오스런 다리들을 연인의 얽힌 다리와 겹쳐지게 함으로써 혐오의 정서를 사랑의 행위에 부착시킨다. “서른 개의 마음을 보았지/옆구리에 가슴에 들썩이는/백 개 천 개의 다리를 보았지”, “다리에 다리를 포개 사랑이라 호명한/아슬아슬이여 안녕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마의 다리들은 당신의 다리가 포개졌던 상황을 환기시킨다. 사랑의 행위가 혐오의 대상이 되고 마는 것은 사랑의 행위가 관성으로 포개지는 한 쌍의 다리”(신혼 이후)처럼 느껴질 때다. 사랑이 그리마에 대한 혐오로 전락하고 만 것은 이별 이후의 상처 때문이다. “잘 살아,/당신이 어깨 펴고 씩씩하게 돌아설 때”. 연인과의 이별이 아름다운 경우는 드물다. 사랑의 환상이 제거된 사랑 행위의 점액질은 벌레의 체액만큼이나 혐오의 대상일 수 있을까. 과장 섞인 상상일지라도 체액은 환상이 제거된 사랑의 실재적 이미지와 관련되며, 혐오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사랑의 대상이 혐오의 대상으로 전환되는 순간 환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 환멸의 이미지가 바로 그리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의 사랑에 대한 인식은 환멸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그 반복되는 환멸의 감정이 흐릿해진 자리에 나타나는 풍경들에 더 집중한다. 사랑은 환상이다. 환상은 일종의 베일 효과로서 이루어진다. 베일은 은폐하면서 노출한다. 은폐는 대상을 신비화하고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을 강화하며 노출은 그 욕망을 끝끝내 포기하지 않도록 한다. 사랑의 대상에 관한 극사실적 정보만큼 사랑을 향한 최고의 저주는 없다. 사랑은 환상 속에서 싹트고 무지 속에서 날개를 펼치지만, 환상의 베일이 사라질 때 사랑은 그 생명력을 잃는다. 그럼에도 사랑을 유지하고자 할 경우 환상이 사라진 공간을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관건이다. 정서와 육체의 친밀하고도 안정된 교감은 환상이 사라진 이후의 결핍을 채워준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사랑의 환상은 실재를 드러내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그리마의 모습과도 같은 환멸을 오랫동안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은 환멸조차도 중화시킨다. 환멸의 세월마저 흐릿해진 이후에는 삶의 공허가 한동안 내내 따라붙기도 하고, 사랑 이후의 일상을 관조하는 내면의 싹이 자라나기도 한다.

당신과 나 사이

한 아이가 태어났다

못 보는 사이 예뻐졌네 통통하니 복 받겠어, 조카에게 건네는 인사처럼

아이의 뼈가 굵어지고 있다 종아리 좀 봐 운동선수 같네, 조카니까 덕담으로

아이의 체형이 분명해지고 있다 벌써 어른 같아, 안부나 주고받으면 더 없이 좋은

예의 바른 인사가 거리로 환산되어

펼쳐진다 마주보면 휑하고 한 발 비껴서면 더할 나위 없는

어쩌다 함께 호명되면 한 송이 꽃으로 충분한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랑 이후처럼

- 허공 카페전문(76페이지)

이 시는 사랑 이후의 풍경을 쓸쓸하게 드러낸다. “허공 카페의 풍경. 시적 화자는 사랑하고 이별한 후(“사랑 이후”)에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난다. 그 오랜 사이에 한 아이가 태어났다”. ‘허공 카페에는 아이도 함께지만, 오랜만에 보는 아이에게 건네는 인사는 조카에게 건네는 인사처럼” “예의 바르고 어색하며, 무엇보다 서로 간에 미묘한 심리적 거리가 존재한다. 이 시는 사랑 이후에 형성되는, “마주보면 휑하고 한 발 비껴서면 더할 나위 없는공간을 소묘하듯 드러낸다. 카페라는 일상적 공간을 순식간에 점령해버리는, ‘허공을 떠도는 관계의 쓸쓸함이 이 시의 지배적인 정서라고 할 수 있다. 관계의 공허에서 오는 쓸쓸함은 존재의 개별성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그때 나는

그리움이 먼 곳에서 온다고 믿었다

바람이 부려놓은 냄새

눈가에 드리우는 실루엣

모르는 당신이 남기는 발자국

그리하여 내 안으로 당신을 들인 날

나는 눈물이 났다

우연이 우연의 옷자락에 닿아 오늘이라 불리듯

가까워도 닿을 수 없는

긴 팔을 키우는 가려운 등처럼

별빛을 당겨 제 몸을 식히는 지구처럼

한쪽 발을 물에 담그고 나의 전부를 생각했다

당신이라는 눈물만이 또렷해지는 즈음

다시 오지 않는 그날과

그리워하는 그곳 사이

이후가 시작되었다

- 이후전문(16~17)

이 시는 이후라는 제목부터가 각별하다. 이 시집의 두 번째 작품으로 위치하는 만큼 시인의 내면을 포괄적으로 드러내는 시라고 할 수 있다. ‘이후는 어떤 사건을 상정한다. 이 시의 마지막 문장이 당신이라는 눈물만이 또렷해지는 즈음//다시 오지 않는 그날과/그리워하는 그곳 사이//이후가 시작되었다인 것을 보면 역시 이별이라는 사건이 선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별의 대상인 당신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바람에 부려놓은 냄새/눈가에 드리우는 실루엣/모르는 당신이 남기는 발자국이 암시하듯이 당신은 그 흔적만을 감지할 수 있는 은폐된 절대적 존재일 수도 있겠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망자(亡者)일 수도 있겠다. 형이상학적 욕망의 좌절이든 사별이든 몌별이든 시인에게 남아 있는 것은 그리움의 짙은 그림자다. “그리움이 먼 곳에서 온다고 믿었던 시절도 있었으나, 이제 시인에게 그리움은 구체적 질감을 가진 시적 사유의 대상으로 존재한다.

팥빵 한 개였다

단맛을 찾아가는 신혼의 혀

육교에서 바라보면

아이들은 쉴 새 없이 재잘거리고

자동차는 긴 경적으로 달아올랐다

여보와 자기야 사이에는 맛의

이상기류가 흘렀다 어쩌면 신혼의 필요조건은

단칸방에서 즐기는 자위 혹은 뭉그러진 팥이 혀에 엉기는

순간들의 재생

새가 움켜쥔 나뭇가지에

새의 체온이 이식되기 전까지

감각이 다른 저마다의 혀는

존중되어 마땅하듯이

처마를 이어 만든 부엌에 늑대 울음이 차오를 때

에덴의 기억으로 펼치는 개다리소반과 신부의 눈물이

뜨거운 국물로 변신하는

흔해 빠진 동화 속

커튼을 경계로 가랑이를 활짝 벌린 소녀 같은

차가운 금속 소리에 앙다무는 이빨 같은

끝을 기다리며 동그랗게 쌓아올린 입술 같은

불가능한 문장에서 태어나는 기형의 단맛 같은

함부로 도취되지 않는

혀가 완성되었다

- 면목동 작가론전문(30~31)

이 시는 마지막 행에서 알 수 있듯이 혀의 완성에 관해 진술하고 있다. 시의 부제가 암시하듯이 는 작가로서의 혀를 의미한다. 그런데 혀에 대한 시인의 진술이 독특하다. “불가능한 문장에서 태어나는 기형의 단맛 같은/함부로 도취되지 않는/”. 혀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시인이 사랑에 대한 환멸을 구체적으로 체험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시인은 말한다. “신혼의 필요조건은/단칸방에서 즐기는 자위 혹은 뭉그러진 팥이 혀에 엉기는/순간들의 재생이라고. 사랑에 대해 매우 냉소적인 이 문장은 보다 참혹한 이미지의 비유로 나아간다. “커튼을 경계로 가랑이를 활짝 벌린 소녀 같은/차가운 금속 소리에 앙다무는 이빨 같은/끝을 기다리며 동그랗게 쌓아올린 입술 같은”. 너무 정적이고 더욱 참혹하여서 위태로운 분노와 환멸이 읽히는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신혼의 달콤한 꿈이랄 수 있는 단맛은 결국 기이한 단맛이 되고 말았다. 환멸이다. 그러나 시인은 사랑의 환멸에 지배당하기보다는 사랑을 비롯하여, 혹은 사랑을 넘어서서 삶의 환상에 함부로 도취되지 않는혀에 집중하는 듯하다.

세상이 설파하는 환상에 도취되지 않는 혀의 언어는 세상의 이면에 도사린 그늘을 주목한다. 시인의 내면이 세상의 그늘로 가득 채워질 때라야 시인은 그늘 속에 숨은 빛을 찾아내어 그늘과 빛으로 점염(漸染)된 시의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혀가 받아내는 수많은 혀들과의 재회, 저마다 극적인 방식으로 건너는 붉음의 역사, 작은 혀가 큰 혀의 품속에 안기는 순간의 놀이”(개별적인 노을)는 개인의 나르시시즘적인 사랑을 넘어서 보다 큰 사랑을 향해가고자 하는 인류애적 욕망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개인의 상처 속에서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의 시작을 발견함으로써 얻게 되는 보다 큰 사랑에 대한 깨달음 말이다. 비로소 이제 궁금했던 모든 당신은 이 세계가 된다. 환멸을 넘은 사랑이 된다.

궁금했던 모든 당신을 향한 말들은 이별의 비행을 마친 새들이 정성껏 발을 닦”(연화도)는 과정을 통해 보다 큰 사랑으로 변화한다. 이 시집의 모든 이별과 환멸들은 새로운 비행을 위해 누추한 발을 정성스럽게 닦아 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없이 반복되는 이별과 사랑의 과정에서도 지치지 않고 당신을 호명하는 이미산 시인의 이번 시집에 담긴 풍경들을 바라보며, 독자들은 지나간 사랑과 지금 내 앞의 사랑,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사랑들에 관해 관조하며 그 모든 순간들의 개별적인 의미와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떠도는 바람의 귀엣말

참았던 숨 토해내며 번져가는 분홍빛

이름 하나 하늘로 밀려가는 동안

말들은 분홍빛 입술로 태어나고

나를 기억하는 너의 숨소리 도착하였으므로

들판이 다시 팽팽해졌다 달아오른 내가

절뚝이며 지평선 끝까지 달려가면

어딘가에 남아있을 내 입술 다 닳아

너를 관통했던 기억마저 지워져

입춘 지나 경칩

궁금해지는 세상 쪽으로

아물지 않은 뼈가 또 열린다

바람 소리뿐인 머릿속

꽃이 진 줄 모르는 나는

분홍을 덮어쓰고

너를 덮어쓰고

-복사꽃 필 때전문(본문 35)

차 한 잔 하자던 당신이 있었지

도착하지 않은 찻잔은 자라는 신발

백 년 후의 당신은 어느 나무 아래 잠들었으니

훔친 잠꼬대로 배열해 보는 여기 달그락들

입술을 기다리는 꽃들 마음껏 시들지도 못해

어느 날을 머금고 무덤이 된 입술

혼자 걸어가는 너무 큰 신발

-상투적전문(본문 64)

뼈만 남은 당신 부축하여

겨우 앉히면

벌써 그곳에 도착했는지

눈동자 황홀에 젖어

여기요, 부르면

정지된 빛살 한 줌

도취한 적 있는

어느 봄날

몇 생을 건너가도 여기 남겨질

두 귀 나란히 세워

누구세요,

누구세요,

-콘트라베이스전문(본문 91)

저 울음은

찻잔 속에 남겨진 끝내 한 모금 같아요

홀짝거리거나 꿀꺽 삼키거나

아 맛있어 대신 오래 머금어도 좋을

사랑해

어떤 인사는 자꾸만 비껴갔어요

돌멩이처럼 구르다

흘러간 노래로 저무는 동안

두 모금의 조바심 세 모금의 관심 어쩌다 늦어버린 아버지

그만 주무세요

당신은 울음과 어울리지 않아요

-검은부리아비전문(본문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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